미국에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로 낮아져
한국 자동차 관세 25%로 가격 경쟁력 악화 우려 커져
가격 격차 커져 판매량 줄며 시장 입지 좁아질 수 있어
"협력업체까지 흔들리는 상황 막으려면 정부 지원 필요"
한국 자동차 관세 25%로 가격 경쟁력 악화 우려 커져
가격 격차 커져 판매량 줄며 시장 입지 좁아질 수 있어
"협력업체까지 흔들리는 상황 막으려면 정부 지원 필요"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각 기준 이날 오후 1시 1분부터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기존 27.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자동차 간 관세가 뒤집혔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15%로 합의했지만 아직 적용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본차와 한국차의 가격이 역전됐다. 현대차 주력 모델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본형 판매 가격은 2만2125달러로 경쟁 모델인 토요타 코롤라(2만2725달러)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새 관세율을 적용하면 엘란트라는 2만7656달러, 코롤라는 2만6133달러로 뒤집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투싼 역시 2만9200달러에서 3만6500달러로 경쟁 차량인 토요타 라브4(3만4270달러)보다 비싸진다. 관세 격차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만일 이런 격차가 장기화된다면 현대차 등 국내 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경쟁 상대인 일본 차량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판매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두 자릿수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한 89만315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관세 비용 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 관세로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6000억 원 줄었다. 현대차는 8282억 원, 기아는 7860억 원 감소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수준의 관세가 지속될 경우 관세 부담은 각각 월 4000억 원, 3000억 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자동차와 부품 관세 인하 시점이 미뤄질수록 부담은 커질 것"이라며 "관세 격차가 발생하면서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15%로 낮아질 때까지 버텨야 할 것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단기에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언제 인하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무작정 손실을 보더라도 버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버티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 자동차 산업을 위해 가능하다면 단기적으로 보조금 등을 지급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 생산량을 조기에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며 "여기에 관세 상승분만큼 정부가 지원한다면 일본차하고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관련된 1·2·3차 협력업체까지 흔들리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정희 정태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