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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동 갈등 중재 난제 봉착...이스라엘 독자노선 고수

이스라엘, 카타르 첫 공습으로 하마스 지도부 6명 사망
미국 "주권국 폭격 부적절" 이례적 비판, 휴전 협상국 표적 공격으로 중동 새 국면
유가와 가스가격 변동성 주목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발생한 폭발의 여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발생한 폭발의 여파.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지난 9(현지시각) 카타르 수도 도하를 처음 공습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 6명이 사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10일 보도했다.
이로써 중동 갈등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새로운 난제가 부각됐다. 미국은 동맹국 카타르에 대한 일방적 폭격을 "부적절하다"며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F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9일 오후 350분께 도하 서쪽 베이 지역의 주거용 건물을 표적 공습했다. 이스라엘 관리는 하마스의 핵심 협상가인 칼릴 알하야와 정치국 고위간부 자헤르 자바린을 겨냥한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수장들이 어디서든 면책특권을 누리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 중동 최대 미군기지 보유국 카타르 공습의 충격


이번 공습이 충격을 주는 이유는 카타르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중 하나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해마다 8000만 톤의 LNG를 생산하며 2030년까지 142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카타르 내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11000명 이상의 미군과 100대 이상의 작전기가 주둔하고 있다. 이는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시리아 작전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이 기지 사용을 10년 더 늘리기로 카타르와 합의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공습을 사전 통보받았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가자 휴전을 위해 우리와 함께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며 중재 역할을 하는 주권국가이자 긴밀한 동맹국을 일방적으로 폭격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 국제사회 일제히 비판, 휴전 협상 차질 우려


카타르는 이번 공격을 "비겁한 공격"이라며 "국제법과 규범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카타르는 10년 넘게 하마스 정치지도부의 거주를 허용하며 이집트,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을 중재해왔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전쟁이 어떤 상황에서도 지역 전체로 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온전성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도 일제히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공습 당시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신 휴전 제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하마스는 "협상 대표단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가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없이 확인해준다"고 반발했다.

이번 공습으로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9% 오른 배럴당 66.5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가자 휴전 협상에 미칠 악영향과 중동 전체로의 갈등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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