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50.1로 전달보다 하락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중국과 교역에서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전방적인 고강도 관세가 미국의 서비스 산업 전반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지난 6월 기준 미국의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전달보다 16.0% 감소한 602억달러(약 81조14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對중국 무역적자 70% 줄어…수입은 2009년 이후 최저
특히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약 3분의 1 줄어든 95억달러(약 1조2800억원)로 200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산 수입은 189억달러(약 2조5500억원)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30%의 고율 관세를 매긴 이후 수입 물량이 급감한 결과다.
올해 들어 대중국 적자는 5개월 연속 감소하며 222억달러(약 29조9300억원) 줄어 70% 가까이 축소됐다.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은 최근 스웨덴에서 회담을 열고 관세 만료 시점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매우 잘 지내고 있고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서비스업 경기 위축…“관세 불확실성 여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체 설정한 8월 1일 기한을 앞두고 다수 교역국에 새로운 관세 부과를 통보했으며 오는 7일부터는 미국 수입품에 대해 10~41% 수준의 추가 관세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8.3%로 193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기 전 평균 2~3% 수준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 전반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의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달보다 하락하며 경기 확장과 위축의 경계선에 가까워졌다. 고용지수는 46.4로 5개월 중 4개월째 위축을 나타냈으며 물가 지수는 69.9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오렌 클라치킨 내셔널와이드 금융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발표는 정책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했지만, 관세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업들은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며 “높은 관세율의 부정적인 영향이 정책 예측 가능성 확대보다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GDP 반등 이끌었지만…소비 위축 신호도 뚜렷
무역적자 축소는 지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의 주요 요인이 됐다. 미국 경제는 2분기 연율 기준 3.0% 성장하며 1분기 –0.5% 성장에서 반등했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소비자와 기업이 수입을 앞당기는 바람에 1분기 수입이 급증했던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전체 수출은 2773억달러(약 373조8000억원)로 전달보다 소폭 줄었고 소비재·산업자재 수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자본재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캐나다와 독일과의 무역적자 역시 각각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 38억달러(약 5조1200억원)로 5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대만과 베트남과의 무역수지는 미국의 적자 폭이 커지며 각각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은 ISM 설문조사에서 “무역 불확실성 때문에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세 정책이 교역뿐 아니라 국내 고용과 소비에도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