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일본에 25% 관세 부과...원화·엔화 약세 두드러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여러 국가 정상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오스 등 다른 국가에도 서한을 보내며 지난 4월 발표했던 수준에 근접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 소식에 달러화는 특히 원화와 엔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 대비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달러는 원화 대비 한때 1380.30원까지 급등한 뒤 뉴욕 시장 후반 0.97% 오른 1375.57원에 거래됐다. 또한 49억5000만 달러 규모의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주가는 3.6% 급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1.09% 오른 146.130엔을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 대비로도 0.38% 상승한 0.798프랑에 거래됐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로이터에 “일부 통화는 이미 국가별 이슈로 하락 압박을 받고 있었지만, 이날 미국발 관세 소식이 달러 이외 통화들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무역 관세가 우려했던 것만큼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며, 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에 달러가 전 세계 통화 대비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신흥국 통화의 벤치마크 지수는 0.5%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유로화도 이날 달러 대비 0.57% 하락한 1.17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올해 연간으로는 13% 이상 상승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과의 무역 협상 지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로화 약세를 끌어냈다. 유럽연합(EU)은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 진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BRICS) 신흥국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517% 오른 97.467을 기록하며 전방위적인 강세를 보였다. 달러지수가 97.467까지 상승한 것은 1주일 만에 처음이다.
달러지수는 지난주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인 경제지표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뒤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달러지수는 여전히 올해 연간으로는 10%가량 하락하며 3년 반 만의 최저치 부근에 머물러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