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미국이 여러 교역 상대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며 세계 무역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 전날 개막한 브릭스 정상회의를 겨냥한 발언이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개국이 주축인 협의체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중동 분쟁과 무역 전쟁 등으로 혼란을 겪는 국제사회에서 다자주의 외교의 피난처로 자신들을 부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나라에는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 비용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기존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이 내부 분열과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서 브릭스가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일인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은 최근의 관세 인상이 글로벌 무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와 손잡으려는 국가들에 대해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反美)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면서 “이 정책에는 예외가 없다.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 글에서 언급한 ‘반미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9일 ‘보복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미국 행정부는 현재 다양한 국가들과 수십 건의 무역 협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브릭스 그룹은 2009년 첫 정상회의 당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4개국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이집트·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신규 회원국으로 편입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공식 가입을 보류하고 있으며, 또 다른 30여 개국이 정회원 또는 파트너 형태로 브릭스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