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62달러에서 77달러까지 치솟아...원유시장 불안 확산
호르무즈 해협 우려에 국제유가 폭등
호르무즈 해협 우려에 국제유가 폭등

미국은 지난 21일 이란의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등 핵시설 세 곳을 표적으로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농축 시설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미국 군 기지는 모두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하며, 실제로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쏘는 등 보복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중동 긴장 고조는 국제유가를 즉각 끌어올렸다. 브렌트유는 세계 원유 거래의 기준이 되는 가격이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가 지나가는 길목으로, 한국이 들여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거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이 이 해협을 지났다.
유가 급등은 에너지 비용을 높여 소비자와 기업 모두 부담을 키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물가와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췄다"고 밝혔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4월까지 네 달 연속 하락했다가 6월 들어 소폭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본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이란이 평화 협정을 찾으면 유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세계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의원은 "단호한 대응"이라고 했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 등은 "헌법상 전쟁 권한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과거 중동 분쟁 때도 미국 주가가 단기 하락한 뒤 회복한 적이 있다. 달러는 일시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제와 정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