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전략 폭격기 B-2 스피릿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개발 의혹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은 지하에 위치한 이란 포르도 농축시설 등 핵심 시설들을 정밀 타격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미국은 포르도 핵시설을 포함해 나탄즈와 이스파한의 핵시설에 ‘풀 페이로드(full payload)’를 투하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직접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전 세계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이제는 평화의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풀 페이로드란 폭격기나 전투기가 탑재할 수 있는 최대한의 폭탄, 미사일, 무기 시스템 등을 모두 장착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트럼프가 이를 언급한 것은 스텔스 폭격기가 이번 공격에서 탑재 가능한 모든 폭탄을 실은 채로 이란 핵시설에 투하했다는 의미다.
◇‘벙커 버스터’ 가능 B-2 투입…지하 시설 포르도 타격
이번 공습에는 ‘벙커 버스터’ 폭탄 탑재가 가능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을 위해 미국이 B-2 폭격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폭격기는 깊은 지하에 위치한 핵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오픈소스 항공기 추적 기록에 따르면 일부 B-2가 괌으로 향하는 것이 포착됐지만 시차를 고려하면 이번 공격에는 다른 기체들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스라엘 “미국과 긴밀한 공조”…‘인질 교환 가능해졌다’ 주장도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작전이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이란 핵시설 공격은 양국의 철저한 공조 속에 실행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이제 인질을 되찾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마탄 장가우케르의 어머니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지금이 바로 아들을 되찾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르도 핵시설 ‘사라졌다’는 주장까지…이란 지도부는 벙커에 은신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포르도는 사라졌다”는 표현을 쓰며 공격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작전은 이란의 핵 개발에 최소 2~3년의 지연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으며 향후 후계자로 삼을 수 있는 인물 3명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군 고위 지휘관들 역시 지하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