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트럼프의 이란 문제 대응 방식 논란..."여전히 예측불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 이란과의 갈등 국면에서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즉흥적인 외교와 군사 정책이 오히려 전략적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결정 미루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지 결정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그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할 거라 생각하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할지 안 할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내리는 걸 좋아한다. 전쟁은 특히나 변수가 많은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심지어 백악관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2주 전에 나와 협상했으면 지금쯤 (이란은) 멀쩡한 나라였을 것”이라며 “이렇게 비참한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 “전쟁은 나쁜 것”…그러나 ‘무조건 항복’ 요구도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요구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쉬운 표적’이라고 표현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지만 동시에 “전쟁은 매우 나쁜 것”이라며 대규모 군사 충돌을 꺼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다 끝났다고 말하긴 어렵다. 우리가 많은 진전을 이룬 건 맞지만 아직 이긴 건 아니다. 앞으로 1주일, 어쩌면 그보다 짧은 기간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 방향 가늠 안 되는 외교…동맹국도 ‘혼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수단이 군사인지 외교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지난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도 그 이전까지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외교 노력을 방해하지 말라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명예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그의 대통령직 자체를 닮았다”며 “정책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조이고, 일관성 없이 즉흥적으로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동맹, 적국, 언론인, 그리고 시민에게 모두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 오바마의 ‘레드라인’과 트럼프의 자부심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해 설정했던 ‘레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아 미국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으로 크루즈미사일 59기를 발사한 사례를 거론하며 자신이 단호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는 “그 누구도 미국과 장난칠 수 없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게 됐다”며 “미국 시민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그러나 조건은 모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백악관 방문 제안에 대해 “용기 있는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후통첩이라고 할 수도 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긴 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매우 복잡한 일이고 많은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