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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 추방 작전에 LA 시위 격해져...주 방위군도 투입

연방 요원들 이틀간 200명 잡아, 시위대와 충돌로 39명 가둬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동원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동원됐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군 병력까지 보내는 사태로 번졌다. 더 뉴요커는 지난 9(현지시각) LA 지역에서 벌어진 연방 요원들의 단속 작전과 이에 맞선 시위대의 충돌을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요원들은 최근 주말 LA 카운티 곳곳에서 이틀간 약 200명의 이민자를 잡았다. 국토안보부는 118명을 잡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패션 지구의 앰비언스 어패럴에 대한 대규모 급습이 이뤄졌고, LA 남동부 파라마운트에서는 시위대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 요원 사이에 최루 가스와 섬광 수류탄이 난무하는 대결이 벌어졌다.

◇ 토랜스 9세 어린이까지 추방 대상


이민자 단속은 어린이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말 청문회 뒤 구금돼 텍사스 시골 교도소로 옮겨진 토랜스의 9세 초등학생을 추방하겠다고 최근 확인했다. 리틀 도쿄에 있는 연방 법원에 체크인 약속을 잡고 나타난 일부 이민자들은 지하실로 끌려갔다가 밴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옮겨졌다.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엠은 트럼프 취임 며칠 뒤 역시 보호구역인 뉴욕시에서 이민자 급습을 비디오로 녹화하는 데 참여했다. 이제 로스앤젤레스 차례가 됐고, 마치 이민 노동자, 어린이, 가족들이 폭스 뉴스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에 나오는 것 같았다고 더 뉴요커는 전했다.

오렌지 카운티 산타아나에서는 연방 요원들이 홈디포 매장 밖에 나타나 주차장에 연방 차량들을 빽빽이 세웠다. 더 뉴요커 기고 작가 E. 태미 킴은 현장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연방 건물 밖에 모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몇 미터 떨어진 곳에는 혼성 제복을 입은 연방 요원들이 기관총을 들고 줄지어 서 있었다"고 전했다.

산타아나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라틴계인 이 지역에서는 지나가는 모든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시위를 지지했다. 시위대는 구금자들을 실은 밴이 도착할 것으로 보고 지원과 정보를 제공하는 팻말을 준비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연방 요원들이 배치된 곳으로 이동하자 산타아나 경찰이 몰려들어 길을 막았다.

◇ 주 방위군 300명 보내고 강경 진압


시위대와 연방 요원들이 마주치면서 갈등이 격해졌다. 일부 시위대가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자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와 섬광탄으로 맞섰다. 시위대가 주의를 빼앗긴 사이 구금자를 실어 나르는 것으로 보이는 밴 2대가 연방 건물 진입로로 들어왔다.
인도적 이민자 권리 연합의 오스카 자라테는 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무법천지다. 정상이 아니다""지켜지지 않는 참여 규칙이 있다. 이민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구금자들과 만나는 것을 거부당했고, 노동자들은 인종 외모를 근거로 뽑히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갈등이 격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늦은 밤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2000명 배치 명령을 내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언론비서관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폭력 폭동"이라고 부른 것을 진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 명령에 반대했으나, 지난 8일 초까지 300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지난 8일 오후 LA 시내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밖에는 위장복을 입고 무장한 채 헬멧과 방패를 든 20명가량의 주 방위군이 대여섯 대의 전술 차량과 함께 배치됐다. 수백 명의 행동가들이 주변 거리와 보도를 가득 메우고 급습과 추방 중단을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시오마라는 "행정부는 원래 추방이 폭력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추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우리가 본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아이들과 육체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LA 거주자의 3분의 1은 미국 밖에서 태어났으며 절반 이상이 집에서 영어 말고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LA는 보호구역 주에 있는 보호구역 도시로, 지방 당국은 연방 이민 집행관과 협력할 수 없다.

LA 경찰청 소속 경찰관 100명 이상이 검은 폭동 진압 장비를 착용하고 보내졌다. 경찰은 최루 가스를 쏘고 시위대에게 혼란스러운 지시를 내렸다. 헬리콥터에서는 1분 안에 그 지역을 정리하지 않으면 군중을 잡고 "심각한 신체 상해"를 입힐 것이라고 위협했다.

시위대는 경찰 순양함과 101번 고속도로에 돌과 플라스틱 물병을 던져 교통을 잠시 중단시켰고, 무인 웨이모 차량 여러 대에 불을 지르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경찰은 고무탄으로 맞서며 시청 근처에서 시위대를 포위했다. 국제서비스노조 캘리포니아 지부 회장 데이비드 우에르타도 잡혔다.

LA 경찰청은 주말 동안 총 39명을 가뒀으며, 엑스를 통해 시내 전체를 "불법 집회"라고 선언했다. 소칼 업라이징 행동가 앤서니 브라이슨은 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선동해서 군사화된 경계를 만들었다""로스앤젤레스가 피난처 도시라는 믿음은 신화"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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