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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평균 관세율 27% 쇼크, 美 증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엄습

JP모건 "기술적 반등 소진, 펀더멘털 시험대"... 소비자물가·역성장 이미 현실화
선주문 효과 끝, 소비심리 위축 우려… 실업률 상승 시 '베어마켓' 경고도
미국 뉴욕시 금융 지구에 설치된 '돌진하는 황소' 조형물의 모습. 평균 관세율 27% 쇼크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미국 증시를 엄습했다. JP모건은 기술적 반등이 끝나고 펀더멘털이 시험대에 올랐으며, 소비자물가 상승과 역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금융 지구에 설치된 '돌진하는 황소' 조형물의 모습. 평균 관세율 27% 쇼크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미국 증시를 엄습했다. JP모건은 기술적 반등이 끝나고 펀더멘털이 시험대에 올랐으며, 소비자물가 상승과 역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4월 대규모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단기 급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기술적 요인, 단기적 숏커버링 및 위험 자산 선호 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4월 초 수준을 되찾았다. 하지만 관세 충격이 경제 전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도 전에 나온 이러한 반등은 향후 경제 지표 악화 시 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기술적 요인의 효과는 이미 소진됐고, 현재 밸류에이션은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는 펀더멘털(실물 경제 지표)이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셔닝은 더 이상 신중하지 않으며, 상당한 규모의 숏커버링(공매도 주식 환매수)과 체계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마테이카 전략가 팀은 관세 부과 전 '선주문 효과'의 반작용으로 향후 수개월간 경제 성장 둔화와 소비자물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흐름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이 우려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를 다시 자극해 주식 시장의 약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100년 만의 최고 관세율'… 경제 충격 현실로


실제로 관세의 경제적 충격은 이미 여러 지표를 통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27%로 치솟아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04%의 고율 관세가 부과됐으며, 57개국 이상이 추가 관세 대상국에 포함됐다.

관세 부과의 여파로 주요 소비재 가격도 들썩인다. 대형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의류, 식품 등 주요 품목 가격이 이미 상승 중이며, 구체적으로 의류 가격은 17%, 신선 농산물은 5% 이상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4% 상승했고, 연말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8%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 성장세도 꺾였다. 2025년 1분기 미국 경제는 0.3%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 역시 0.9%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6%, 임금이 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마저 제기된다.

S&P 500 지수는 지난 4월 저점 대비로는 크게 상승했지만, 2월 이후 아직 신고가를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S&P 500 지수: 5,935.94, +24.25 (+0.41%) / 최종가 미국 동부 표준시 오후 4:49 기준) 앞서 관세 발표 직후 S&P 500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단 4일 만에 전 세계 시가총액 약 10조 달러(약 1경3780조 원)가 증발하는 충격을 겪기도 했다. 이후 일부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관세 문제 또한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지속과 행정부의 잦은 관세 정책 변경은 투자자 신뢰 및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중국이 제네바 예비 합의 파기와 관련된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재점화됐다.

◇ 소비 위축·실업률 상승 시 '약세장' 경고


맷 스터키 노스웨스턴 뮤추얼 자산운용 주식 부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율이 20% 중반까지 치솟지는 않겠지만, 현재 서류상 세율은 12%에 달한다"며 "이는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노스웨스턴 뮤추얼 측은 당장 경기 침체를 점치지는 않았다. 스터키 매니저는 실업률 급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장 하락 위험은 "일상적인 수준의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만약 실업률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은 단순 조정을 넘어 본격적인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그는 현재 견조한 소비자 지출이 주식 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6월에서 여름철 이후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의 실질적 충격이 경제 전반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은 단기 조정에서 그치지 않고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소비 위축 등 복합 악재에 직면하며 추가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시장이 이미 일부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는 있지만,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변동성과 하방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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