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국 현충일 연휴 기간 중 뉴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가 무슨 일에 휘말렸는지 모르겠다. 그를 오래전부터 알아왔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 같다”며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은 이유도 없이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미사일과 드론을 퍼붓고 있다”며 “그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원한다고 늘 말해왔고,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가 그렇게 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트럼프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같은 날 로이터통신에 “지금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고 감정적 과부하로 인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감정적 해석으로 몰았다.
최근 러시아는 지난 25일 자정 무렵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과 순항미사일 수십기를 발사하며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푸틴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그의 발언은 문제만 일으킨다. 이제 멈춰야 한다”고 공격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야 푸틴이 평화를 원한다는 말이 거짓이었음을 깨달은 것 같다”며 “협상을 원한다면서 동시에 공습을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자주 강조하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취임 넉 달 만에 러시아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하며 트럼프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상원에서는 초당적 대응이 움직이고 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솔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대러 추가 제재 결의안에는 지난주까지 81명의 상원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의안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와 군수 업체 등과 거래하는 기업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공화당 상원 원로인 척 그래슬리 의원도 26일 X를 통해 “푸틴이 무고한 사람을 계속 죽이는 것을 더는 못 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한 제재라도 취하라”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래슬리 의원은 “러시아는 미국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인물로 지난달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한 제재’를 촉구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30일 간의 즉각적인 휴전을 유도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지하고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아직 구체적인 휴전안 내용 없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