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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물 美 국채 수익률, 한때 5% 돌파...신용등급 강등 '직격탄'

10년물 수익률도 한때 4.5% 돌파...장기물 금리 추가 상승에 촉각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화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0bp(0.1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4.566%까지 치솟았다. 또한 초장기물 국채인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2bp 넘게 급등하며 5.03%까지 날아올랐다.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5.03%까지 상승한 것은 지난 2023년11월 5.18%를 기록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추가 상승은 막히며 10년물 수익률은 후반 4.46%로 상승 폭을 대거 줄였고,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4.906%로 되밀렸다.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잇따른 행정부와 의회의 무책임한 재정 운영으로 재정적자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국채 매도세가 한층 커질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했다.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솔루션의 부최고투자책임자 맥스 곡먼은 블룸버그에 "재정 지출은 통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 기관 및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서 점진적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으며, 미국 주식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의 전략가 마이클 슈마허와 안젤로 마놀라토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 따라 10년물과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5~10bp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가치 상승 요인이지만, 미국의 재정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달러화에 대한 회의론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71% 하락한 100.230에 후반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 넘게 급등하며 한때 1.1288달러까지 치솟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전략가 수브라드라 라자파는 블룸버그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정부의 이자 비용과 재정적자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훼손되면 달러화 가치와 외국인의 미국 자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S&P500 지수가 장 초반 하락세를 뒤로하고 반등하며 0.09%(5.21포인트) 오른 5963.5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의 메리 니콜라스 매크로 전략가는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이번 조치가 미국 자산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판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국채는 여전히 시장 규모와 깊이를 바탕으로 완전히 신뢰를 잃지는 않았으며, 다만 미국 자산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기본 테마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이 커지며 재정 긴축 노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고, 동시에 모기지나 신용카드 등 민간 대출 금리까지 끌어올려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의 부채 수준과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지출을 줄이고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3월까지는 미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견고했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4월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유지됐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초장기물인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 동향에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HSBC의 글로벌 채권 리서치 총괄 스티븐 메이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금리가 다시 어떻게 하락할 수 있느냐는 경로의 문제"라며 "지금으로선 그런 가능성이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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