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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美 해상 수출 78% 급감

지난 2021년 11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11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단행한 보복 관세 조치가 미국의 해상 수출에 급격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겨냥한 이 조치는 미국 수출입 흐름을 급랭시켰고 특히 지난달 해상 수출 물량은 전월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현지시각)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 데이터 분석업체 판지바는 지난 4월 미국의 해상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이 5만7300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 단위)로 급감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3월 기록한 26만5500TEU에서 무려 78% 감소한 수치다.

수출 물량은 1월 20만2900TEU, 2월 21만9500TEU, 3월 26만5500TEU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4월 들어 급격히 꺾였다.
특히 3월 증가율은 전월 대비 21%로 기업들이 예고된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수출을 앞당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관세가 실제로 발효된 4월에는 전례 없는 급감세가 나타난 것이다.

비주얼 캐피털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초 발표한 보복 관세는 미국 수출업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서 큰 타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국 해상 수출 물량은 3월에서 4월 사이 77% 감소했다.

문제는 수출 급감뿐만이 아니다. 수출입 구조가 얽혀 있는 제조업 수요도 동시에 위축됐다. 관세 발표 직후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자재에 대한 주문을 대거 취소하면서 중국발 자재와 선박의 입항도 줄었고, 이는 다시 미국의 수출 여력 위축으로 이어졌다.

수출 물량 감소는 미국 주요 항만의 물동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판지바는 2월 23일부터 3월 2일 사이와 3월 30일부터 5월 3일 사이의 컨테이너 예약 수량을 비교해 항만별 영향을 집계했다.
그 결과 뉴올리언스 항만은 -23.8%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로스앤젤레스 항만도 -17.3%로 뒤를 이었다. 사바나(-13.3%), 노퍽(-12.3%), 찰스턴(-5.8%) 등 대서양 연안 항만들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뉴욕·뉴저지 항만과 휴스턴 항만은 각각 -2.6%, -2.8% 감소했다.

다만 일부 항만은 비교적 선방했다. 오클랜드(-2.8%), 시애틀(-3.5%)은 비교적 완만한 감소율을 보였고 롱비치 항만은 오히려 0.9%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해상 수출 급감은 미국 수출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다시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미국 내 수출 기반 산업이 상당 부분 중국과 연결된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관세나 지정학적 긴장은 곧장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임이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양국 간 관세 대부분을 상호 철회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계기로 해상 수출 흐름도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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