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포기하고 민간용 저농축 우라늄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각) NBC뉴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알리 샴카니 정치·군사·핵문제 고문은 전날 이 매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핵 합의 가능성에 대해 “조건이 맞는다면 오늘이라도 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샴카니는 “우리는 결코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할 준비가 돼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포기하고 국제 사찰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말한 대로 행동한다면, 양국 관계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올리브 가지(화해의 손짓)’을 건넸다고 표현했지만 샴카니는 이를 두고 “올리브 가지는커녕 전부 가시철조망뿐”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몇 주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비공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협상은 어렵지만 유익했다”고 평가했고, 미국 측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격려할 만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핵농축 문제를 두고는 여전히 견해차가 존재한다. 아락치는 “우라늄 농축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권리”라며 “다만 신뢰 구축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농축 수준이나 양의 조정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샴카니는 이스라엘의 개입 가능성도 경계했다. 그는 “미국이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효과를 제거한다면 협상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NBC뉴스는 두 나라 간 외교 전략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견해차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충돌보다는 외교를 통한 위기 해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현재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을 최대 6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란은 일관되게 핵무기 개발 의도를 부인해 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