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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분석] 중국, 순전기차 버리고 하이브리드로 급선회…수출 210% 폭증

유럽 수입 5배 폭증, EU 관세망 뚫고 '역전 드라마'
충전망 부족과 관세 회피가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배경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순수 전기차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급속히 바꾸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순수 전기차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급속히 바꾸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순수 전기차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급속히 바꾸고 있다. 지난 14(현지시각) 레스트 오브 월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10% 늘어난 반면, 순수 전기차(BEV) 수출 증가율은 40%에 그쳤다고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가 발표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미 중국 전체 전기차 수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한때 순전기차 수출 전략이었던 것이 인프라 한계와 소비자 충전 걱정을 관리하는 다각화 전략으로 바뀐 것이다. 해마다 1100만 대 규모로 전 세계 전기차 수요의 절반 이상을 통제하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이런 변화는 세계가 아직 내연기관을 완전히 버릴 준비가 안 됐음을 보여준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 유럽서 중국 하이브리드 '폭풍 성장'


중국승용차협회 자료를 보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이 551% 폭증한 반면, 순수 전기차 수입은 오히려 2% 줄었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대부분 자동차가 거쳐가는 벨기에가 중국 하이브리드차의 주요 관문 구실을 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이 2035년까지 무공해 차량 전환 목표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뜻한다.
국제에너지기구 추정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기존 휘발유 차량보다 약 30% 적은 탄소를 내보내지만, 화석연료를 여전히 쓰기 때문에 전 세계 무공해 전환을 수년 늦출 수 있다.

상하이 소재 전략투자회사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최고경영자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수출 구성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는 전략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순수 전기차 인프라나 혜택이 약한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현실 해결책을 제공하고 중국 업체들이 비용, 주행거리, 성능 면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무역 정책도 이런 흐름을 빠르게 했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매겨 역내 업체를 보호하는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런 무역 장벽을 피해 중국 업체들이 적극 활용하는 예상치 못한 허점이 됐다.

◇ 충전 인프라 격차가 핵심 원인


중국 대표 전기차업체인 비야디의 경우 최대 해외 시장인 브라질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출량이 순수 전기차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이는 중국업체들이 국제 시장 수요에 빠르게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충전 인프라 격차가 이런 전환의 근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라틴아메리카에 이르는 시장들이 순수 전기차의 대량 보급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충전망을 갖추지 못해 하이브리드가 주행거리 걱정을 해결하면서도 환경 이익을 주는 매력적인 절충안이 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 상하이GM우링의 빈센트 웡 부사장은 지난달 자카르타에서 열린 가이킨도 인도네시아 국제 오토쇼에서 "순수 전기차만 만든다면 신에너지차 시장의 50%를 놓친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설 자리가 있다.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은 실제로 각국의 정책과 생태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수십 년 전 하이브리드 흐름을 개척했다. 도요타와 혼다가 앞장섰다. 이들의 전통 하이브리드는 운전과 제동 중에 전기를 만들어내며,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중국 업체들은 훨씬 늦게 뛰어들면서 다른 방법을 택했다. 집이나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휘발유 엔진이 작동하기 전에 더 많은 전기 주행거리를 준다.

중국의 하이브리드 공세 시기는 전 세계 전기차 혜택이 약해지는 때와 맞아떨어진다. 미국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완전히 금지되고, 연방 보조금과 세액 공제가 다음 달 끝나는 상황에서 시장은 여전히 일본, 한국, 자국 업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엔진 옵션이 지배하고 있다.

35년간 하이브리드 우세 전망


인도네시아 GM 전 사장 출신으로 현재 자동차 컨설팅업체 던 인사이츠를 운영하는 마이클 던은 "대부분 사람들은 '세계가 완전 전기차로 갈 것인가, 아니면 휘발유에 머물 것인가'라고 생각한다""현실은 고객, 지역, 국가, 소득에 따라 동력원이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승용차협회의 추이둥수 사무총장은 지난달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전기차 수출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기타 하이브리드차 덕분"이라고 밝혔다.

루소는 중국의 하이브리드 수출 급증이 배터리 기술과 인프라가 목표를 따라잡기까지 35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현재의 우회가 전술상이지 전략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전환기 단계이지 뒤바뀜이 아니다""장기로 보면 세계 궤도는 여전히 무공해 차량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최근 자동차업체들의 배출 목표 준수 기간 연장 결정은 원래 일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규제 유연성이 순전기차 인프라가 발전하는 동안 중국 하이브리드가 시장 자리를 잡을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래도 일부 중국 자동차업체는 순전기차 비전을 고수하고 있다. 니오의 윌리엄 리 창립자가 대표적인 반대 입장이다. 그는 회사의 배터리 전기차 전용 집중을 유지하고 있다.

리는 지난달 1일 중국 항저우에서 니오의 최신 배터리 전기차인 온보 SUV L90을 출시한 다음날 언론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도 이익을 내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에 모든 사람이 배터리 전기차를 기꺼이 살 때까지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작은 내연기관이나 발전기를 써서 배터리를 충전해 배터리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늘린다. 중국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가스구에 따르면 이런 차량은 하이브리드와 함께 중국의 다각화 접근법에서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이들 차량은 하이브리드와 함께 소비자에게 순전기차와 전통 휘발유 차량 사이의 여러 선택지를 준다.

수출 시장의 중요성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국내 통합 압박에 직면하면서 더욱 커졌다. 내수 성장이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떤 엔진 형태든 팔리는 것을 통한 국제 확장이 꼭 필요해졌다.

중국 하이브리드 수출 증가는 전 세계 에너지 전환 속도에 대한 가정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야심찬 전기화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실은 소비자와 인프라가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웡은 수요가 있는 한 많은 중국 자동차업체가 하이브리드차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순전기차든 하이브리드든 상관없이 해외에서 팔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배터리 전용 차량의 빠르고 전면적인 보급 예측은 여러 기술이 예상보다 오래 함께 존재할 더 복잡한 현실로 바뀌었다고 던은 레스트 오브 월드에 말했다. 원래 목표가 아마도 너무 높았다고 그는 말했다.

던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다리 구실을 한다. 순수 휘발유보다는 낫다""전기차로 가는 속도가 일부가 바랐던 것보다 빠르지 않지만, 여전히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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