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 내부에서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과 경영 행보가 수요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익명으로 공개 서한을 최근 발표했다.
이 서한에는 “머스크의 개인 브랜드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고 그가 테슬라의 얼굴인 이상 이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와 직원들의 부담이 된다”고 적혀 있다. 이들은 이어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머스크와 함께하며 고객 이탈에 따른 매출 감소를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그 없이도 제품과 사명이 스스로 증명되도록 할 것인가”라며 머스크 퇴진을 요구했다.
서한은 특히 최근 테슬라의 수요 부진이 단순한 모델Y 전환기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한은 “품질도 좋고 공정도 안정적인데, 신형 모델 Y 차량 수천 대가 팔리지 않고 주차장에 쌓이고 있다”며 “이것은 제품이 아니라 리더십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는 10% 증가했지만 테슬라 판매량은 오히려 9% 줄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테슬라에 집중하겠다”며 정치적 활동을 줄이고 본업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서한은 “이는 지난 6개월의 위기가 관심 부족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진짜 문제는 머스크 그 자체”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이 서한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직원 매튜 라브롯은 최근 해고됐다. 그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공개 서한에 참여한 것이 해고 사유였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그가 개설한 웹사이트와 X 계정을 통해 공유됐지만 X 계정은 곧바로 정지됐다. X는 머스크가 소유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라브롯은 테슬라에서 5년 넘게 근무했으며 최근 3년간은 ‘판매 및 인도 교육 프로그램 총괄 매니저’로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테슬라는 수요 급감에 대응해 텍사스 기가팩토리 내 사이버트럭과 모델Y 생산라인 근무자들에게 1주일간 휴무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