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양국이 최근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관세 유예에 잠정 합의한 직후 나온 조치여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13일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어센드’ 시리즈에 대해 “미국의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칩을 사용하는 것은 벌금, 수출 제한 등 제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19일 낸 공식 성명에서 “이같은 미국의 경고는 지난 10일 제네바에서 진행된 중·미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즉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조치는 명백한 차별이자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라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경고가 무역 협상에서 합의된 90일간의 관세 유예 조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대중국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춘 상태이며 중국도 미국 제품에 부과하던 25% 이상의 관세를 10%로 줄인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네바 회담 직후 "90일 이내에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고율 관세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회담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양국 간 이견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협상 진전에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칩 경고가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억지 이유로 중국 반도체 제품에 통제를 가하고 심지어 중국 내에서 생산한 칩의 사용까지 간섭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일방적이고 전형적인 괴롭힘이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과 기술 혁신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고립시키고 통제하려는 이같은 일방주의적 보호무역 행위는 결국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스스로 자해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반도체 및 인공지능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90일 유예 기간 동안 양국이 실질적인 협상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