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제품에 145% 관세 부과로 물가상승 우려... 장난감 업계 "매출 40% 줄 것" 경고

지난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케이크를 먹게 해줘' 말과 같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사업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일반 미국인들 물가를 크게 올릴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런 주장에도 관세 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이 1조 달러(약 1402조 원)를 벌었다. 우리에게 물건을 팔고,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팔고 있다"며 "아마도 아이들은 30개 인형 대신 두 개 인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인형은 평소보다 몇 달러 더 비쌀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장난감 업계 "가격 두 배로 올라 재앙 될 것"
트럼프의 발언에 장난감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인 MGA 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아이작 라리안은 관세가 "재앙이 될 것"이라며 "매출이 30~40%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MGA 엔터테인먼트는 제품의 65%를 중국 공장에서 들여오며, 관세로 인해 인기 품목인 브라츠 인형 가격을 15달러(약 2만 1000원)에서 29~30달러(약 4만 1000원)으로 크게 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가 낮아지지 않으면 우리는 미국에서 실제로 장난감을 만드는 우리 공장 사람들을 포함해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난해 11월 트럼프에게 표를 주었다고 밝힌 한 CEO는 말했다.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장난감 및 교육용품 제조업체 러닝 리소스의 최고경영자 릭 월덴버그는 "장난감 산업이 중요하지 않다고 깎아내리며 사람들이 우리 제품 없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일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는 단순히 플라스틱 덩어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어린이 발달에 중요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장난감 업계 주식도 크게 하락했다. 바비 인형 제조업체인 마텔 주가는 트럼프가 상호 관세를 발표한 4월 이후 18% 내렸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전 세계에 발표한 관세가 2025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1.1%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미시간 대학의 4월 소비자 심리 지수는 52.2로 3월의 57보다 하락했으며, 1년 전망 물가상승률은 3월 5%에서 4월 6.5%로 크게 뛰어 198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정치사 교수 줄리언 젤라이저는 "이것은 당신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사람이 만든 위기"라며 "그래서 설득력이 훨씬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만든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편함을 국민에게 감내하라고 요구하는 셈"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같은 국가적 위기 때와 달리, 자신이 초래한 문제의 희생을 요구하니 국민들이 설득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자문위원 알렉스 코넨트는 유권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정말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관세가 수입을 늘리고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그리고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펜타닐 밀수와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러 이유를 들었지만, 코넨트는 "이런 이유들이 모두 동시에 사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42%에 그쳤는데, 이는 임기 초반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백악관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유권자들이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던 경제 대처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다는 점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