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 연말 양산 목표로 대만 TSMC·미국 인텔 추격

삼성전자는 업계 표준인 UCIe 방식 4나노 칩렛 기술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첫 성능 시험에서 성공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번 성과는 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경쟁사보다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업계 표준 방식으로 고성능 구현
삼성전자가 개발한 4나노 칩렛 기술은 시놉시스의 기술 특허를 활용해 초당 24기가비트 고속 데이터 전송 속도를 이뤄냈다. 칩렛 기술은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처리장치, 메모리 등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의 묶음에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다.
기존 반도체가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었다면, 칩렛 기술은 여러 개의 작은 반도체 칩을 연결해 대형 고성능 칩과 같은 효과를 낸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처럼 복잡하고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4나노 칩렛 기술을 자사의 SF4X 공정에 적용해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5나노 칩렛 기술을 상용화한 바 있으며, 2나노 공정에서도 칩렛 기술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 경쟁 더욱 치열해져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4나노 칩렛 기술 성공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 1위인 TSMC와 3위인 인텔도 UCIe 표준을 적용한 고급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칩렛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2나노 이하에서도 UCIe를 적용한 반도체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칩렛 규격을 둘러싼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고성능 칩렛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칩렛 기술은 기존 단일 칩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대용량, 고성능 인공지능 처리장치 제작을 가능하게 해 차세대 인공지능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의 이번 기술 개발 성공은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