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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에 "2개월 내 핵합의" 최후통첩...B-2 폭격기·항공모함 배치

백악관 '외교파' vs '군사파' 대립...네타냐후와도 이란 문제로 갈등
2018년 1월 11일 미국 공군 B-2 스피릿 폭격기가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1월 11일 미국 공군 B-2 스피릿 폭격기가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두고 긴장감 속에 대치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성공을 위한 2개월 시한을 설정하고 군사적 옵션도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악시오스는 16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압박을 위해 군사력 증강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 외교와 군사 사이 분열된 트럼프 안보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 핵 문제 해결 방식을 두고 상반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상황실 회의를 소집했다고 익명의 미국 관리가 악시오스에 밝혔다.

"이란의 정책은 여전히 파악 중이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까다롭다"고 이 관리는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대통령은 다른 견해를 가진 팀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모두의 말을 경청하고 미국 국민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린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밴스 부통령이 비공식적으로 이끄는 진영은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며,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에 포함된다. 이들은 MAGA 인플루언서이자 트럼프 측근인 터커 칼슨의 지지도 받고 있다. 이들은 군사적 충돌 시 중동 주둔 미군의 위험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속한 또 다른 진영은 이란에 대해 극도로 회의적이며, 협상보다는 군사적 옵션을 선호한다. 이 진영은 린지 그레이엄, 톰 코튼 상원의원 등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CEO 등 이란 매파들의 강력한 로비도 받고 있다.

두보위츠 CEO"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오바마 합의가 치명적 결함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제 문제는 그가 여전히 그것을 믿느냐 하는 것이다"라면서 "오바마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 이란, 잠정 핵 협상 제안 통해 시간 확보 모색

지난 12일 오만에서 위트코프 특사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간 45분 대화가 이루어졌다. 이는 오바마 정부 이후 최고위급 미-이란 회담이었다. 이란과 미국은 포괄적 합의에 앞서 잠정 핵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유럽 외교관과 소식통이 악시오스에 밝혔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는 "이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둔 기간 내에 지속 가능한 협상이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믿는 것 같다. 따라서 최종 합의를 향한 중간 기착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잠정 합의안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일부 중단,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 희석, 유엔 사찰단의 접근성 확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5년 핵 협상의 일부였던 "스냅백" 메커니즘을 연장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스냅백" 메커니즘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에 포함된 중요한 조항으로, 이란이 합의 의무를 위반할 경우 신속하게 국제 제재를 복원할 수 있는 장치다. 메커니즘은 이란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조항으로, 10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프랑스·영국·독일은 6월 말까지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에 제재의 "스냅백"을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트럼프의 "최대 압박"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에도 이란 기업과 개인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두 차례 가했으며, 이란의 제안이 단순히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구심도 내부에 존재한다.

◇ 이스라엘과의 긴장 관계, 최후통첩 성격의 경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방문은 이란 문제로 인해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이 밝혔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그에게 집착하는 것을 다소 즐겼다"며 트럼프가 이란 회담을 공개했을 때 네타냐후가 불편해했던 기자회견을 언급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브라이언 휴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 일이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약간의 시간이 있지만 협상을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아닌지 꽤 빨리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력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군사력을 가질 것이다. 이스라엘은 분명히 이 일에 깊이 관여할 것이며, 어쩌면 주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를 이끌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응해 전 이란 국가안보회의 의장이자 현재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외교정책 고문인 알리 샴카니는 17일 미국의 계속되는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고 핵 감시단과의 협력을 중단할 수 있으며, 농축 물질을 유엔의 감시를 받지 않는 "안전한 장소"로 이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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