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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미국 관세에 대응해 북미 생산기지 대규모 재편 추진

멕시코·캐나다 생산 미국으로 이전, 2~3년 내 미국 생산량 30% 증가 목표
현지 판매의 90%를 미국 내 생산으로 충족...관세 영향 최소화 전략
한 직원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앨리스턴에 있는 혼다 카나다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Honda CR-V 차량으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직원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앨리스턴에 있는 혼다 카나다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Honda CR-V 차량으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혼다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수입차 25% 추가 관세에 대응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는 향후 2~3년에 걸쳐 미국 내 차량 생산을 최대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혼다는 미국 내 판매량의 90%를 현지 생산으로 충족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세 국가 간 거래되는 상품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제공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이 협정을 활용해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완성차를 수출하는 구조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따라 USMCA 준수 상품도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되게 됐다. 최종 제품에서 미국산 부품 비율에 따라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지만, 관세는 여전히 혼다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혼다는 북미 3개국의 생산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혼다는 미국에서 연간 142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이는 전 세계 판매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이 중 100만 대, 즉 70%가 미국 내에서 제조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혼다는 현지 생산량을 30% 늘려 미국 판매량의 90%에 해당하는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혼다는 약 50만 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하며, 이 중 30만 대는 캐나다에서 생산된다.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CR-V SUV와 시빅 세단이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 대상이 될 전망이다. 두 모델은 이미 미국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혼다는 현재의 2교대 근무를 3교대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주말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산 이전은 부품 공급망 변경과 함께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므로 최소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또한 HR-V 소형 SUV의 생산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혼다의 경우 트럼프의 추가 관세로 인한 부담은 연간 최대 45억 7천만 달러(약 6조원)로 추산된다. 미국 내 인건비와 기타 비용이 상승하고 있지만, 혼다는 관세 정책의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 수입에 대한 보복 관세로 대응함에 따라 혼다는 미국에서 캐나다로 수출되는 자동차 수를 줄이고 점진적으로 캐나다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유사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일본의 닛산자동차는 로그 SUV의 일본 내 생산을 일부 축소하고 미국에서 해당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는 미국 내 생산 능력을 70% 증가시켜 120만 대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현지에 제철소를 설립해 재료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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