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경제학자들 "트럼프 관세로 경기침체 확률 45%로 급증"

GDP 성장률 전망 2%→0.8%로 하향...관세 여파로 인플레이션 3.6% 예상
2025년 4월 9일 미국 뉴욕의 한 바에서 사람들이 메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9일 미국 뉴욕의 한 바에서 사람들이 메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 전망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다. 관세 부과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2(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경제학자들은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지난 122%에서 45%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강경한 관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 전망이 급격히 악화된 결과다.

WSJ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64명의 학계 및 기업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기별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2025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조사 당시 전망치 2%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뱅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데이비스는 "우리는 불황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예측 불가능한 경제 충격


설문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국가들에 대한 "호혜적" 관세를 발표한 직후 진행됐다. 이후 9일에는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전자제품에 대한 중국 관세 면제를 발표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2025GDP 성장률에서 1.2%포인트를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은 1.1%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25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는 1월 전망치 2.7%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6%, 관세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보다는 일회성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약 1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예상치인 10%포인트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택스 파운데이션(Tax Found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평균 유효 관세율은 약 2.4%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연말 실업률 전망치를 14.3%에서 4.7%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6년 말까지는 4.6%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시간대학은 지난 12일 소비자 심리 조사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로 떨어졌으며, 가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1980년대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매도세를, 채권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며 무역전쟁에 반응했다.

◇ 경기침체 우려와 예측 불가능한 무역정책


경제학자들의 2025GDP 성장률 추정치는 이례적으로 넓은 범위에 분포했다. 에이미 크루스 커츠는 소비자 및 기업 심리 급락과 관세로 인한 공급망 문제를 근거로 2% 경제 축소를 예상했다. 반면 이콘예측기(EconForecaster)의 제임스 스미스는 "관세가 너무 터무니없어" 트럼프가 신속히 철회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3.1% 성장을 예측했다.

캘리포니아 루터란 대학의 경제학자 매튜 피엔업과 댄 해밀턴은 성장률 추정치가 0.8%와 일치한다며, 이는 "관세율이 크게 인하될 것"을 가정한 예측이라고 말했다.
이코노클라스트(The Econoclast)의 경제학자 마이크 코스그로브는 "세계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더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경쟁의 장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그가 그렇게 해온 방식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인정했지만, 경기침체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책 변동성을 보여주듯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비롯한 고위 보좌관들은 몇 달간 관세가 단지 무역 협상의 지렛대라고 월가를 안심시켜왔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와 무역전쟁이 심리, 지출, 고용 및 투자의 악화를 가속화하는 피드백 메커니즘으로 인해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커츠는 "사람들의 신뢰를 되찾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