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경고, 투자은행들도 경기 침체 가속화 전망

마크 잔디 무디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WP에 “상호 관세가 이번 분기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면 미국 교역 상대국의 강력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즉각 1년 이상 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7%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 관세가 미국 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실업률이 2027년 초에 7.3%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8년까지 6%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잔디는 “미국에서 2027년 초까지 약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주식시장의 주가는 25%가량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P는 “트럼프 정부 관리들이 관세 수입을 거의 모든 미국인에게 세금 환급이나 배당금 형식으로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방안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상호 관세율이 15%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35%로 15%포인트 올려 잡았다.
EY 판테온은 상호 관세율이 20%가 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WP는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보편 관세를 도입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특히 관세 정책으로 저소득층 소비자와 수입품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기업의 이익과 생산성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WP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는 2일을 ‘해방의 날’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정부 경제팀은 상호 관세가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동원해 상호 관세 조처를 단행한다. IEEPA는 미국의 안보·외교·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발생하면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 특정 국가에 경제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 핵심 참모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상호 관세 부과 등으로 미국이 향후 10년간 6조 달러(약 8826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바로 고문은 상호 관세의 구체적인 세율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가 연간 약 6000억 달러의 재정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추가로 연간 1000억 달러가량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에 상무부 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백악관이 주요 교역 대상국에 상호 관세로 15~25%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대미 무역 흑자가 큰 ‘더티 15개국’을 우선적인 관세 부과 대상 국가로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현재 상호 관세 부과 방안을 놓고 트럼프 참모진 사이에서 견해 차이가 드러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결정하면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이를 이행할 것이라고 WP가 짚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