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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5% 하락, 워런 버핏의 80억 달러 주식 매도 결정 통찰력 입증

버크셔 해서웨이, 작년 4분기 대규모 매도로 미국 기업 중 최대 현금 보유
2019년 5월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주총회 도중 쇼룸을 돌아다니며 억만장자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5월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주총회 도중 쇼룸을 돌아다니며 억만장자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선견지명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배런스(Barron's)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은 S&P 500 지수가 50회 이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지난해 4분기에 대규모 주식 매도를 단행했으며, 2025년 초 주가 급락으로 그의 투자 결정이 탁월했음이 확인됐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월 14일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핏은 2024년 마지막 3개월 동안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 약 50억 달러와 시티그룹 주식 30억 달러를 매각했다. 또한 브라질 핀테크 기업 NU홀딩스, 케이블 사업자 차터 커뮤니케이션스, 시리우스XM 소유주인 리버티 포뮬라원 등 소규모 종목의 지분도 대폭 축소했다.

버핏은 최대 보유 종목인 애플 등 일부 대형주는 그대로 유지했으나, 주류 제조업체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만이 해당 분기에 유일하게 눈에 띄는 매수 종목이었다. 결과적으로 버크셔는 2024년 전체적으로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현재 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배런스는 지난달 "버핏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버블 당시에도 시장과 맞서 왔다. 그는 당시에도 옳았고, 이번에도 다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예측은 빠르게 현실이 됐다. 버크셔의 13-F 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2월 14일 이후, S&P 500 지수는 약 5% 하락했다. 지수는 4분기에 기록했던 대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버핏이 매도를 선택한 이유는 이제 명확해 보인다. 2024년 4분기에는 시장 변동성을 예고하는 징후가 다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많은 시장 관찰자들이 그의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결국 그는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겼다. 투자자들의 실망 속에 트럼프는 다시 한번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글로벌 무역을 교란시키고 물가를 상승시키며 2018년에도 시장을 침체시켰던 요인이다.

버핏은 지난 주말 관세를 "전쟁 행위"라고 칭하며 국가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가중시킬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그가 지난 분기에 이미 무역 긴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관세 외에도 시장은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을 기피한다. 급격한 정책 결정과 혼란스러운 뉴스 흐름은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이었고, 다시 그럴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버핏의 결정은 정치적 요인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가을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2%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했으며, 이는 시장이 연말까지의 금리 인하 기대치를 이미 낮추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소비자 지출에 악영향을 미치며, 긴축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은 투자자들에게 우려 사항이다. 또한, 3분기 주가 급락은 시장 심리가 바뀌면 얼마나 빠르게 후퇴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버핏에게 가장 큰 요인은 주가 밸류에이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4분기 내내 시장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주식은 자체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점점 더 비싸졌다. 이는 사실상 완벽함 이하는 용납되지 않는 가격대였으며, 버핏과 같은 가치 투자자가 결코 선호하지 않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기업 내부자들도 4분기 랠리 동안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빠르게 주식을 매도하며 시장보다는 버핏과 더 일치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당장 시장을 떠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 행정부의 정책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으며, 이전에도 항상 주식 시장 동향을 주시해 왔다. 또한, 많은 전략가들은 여전히 S&P 500이 반등하여 올해 말에는 6000 포인트 이상으로 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버핏 자신도 주식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부 평론가들이 현재 버크셔의 비정상적인 현금 포지션으로 보는 것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돈 대부분은 여전히 주식에 있다. 그 선호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이번 시장 급락은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라는 별명이 여전히 그에게 어울림을 입증하고 있다. 버핏의 투자 보수성에 관해서는, 그의 막대한 재산이 있기에 원하는 만큼 신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한편, 안타깝게도 나머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배런스는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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