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재개된 무역협상...양측 "상호 이익 위한 결과 확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전략적 협력 강화...동양의 실리콘밸리 페낭이 핵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전략적 협력 강화...동양의 실리콘밸리 페낭이 핵심

양측은 지난 1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회담 이후 협상을 재개했다. 2012년 지속가능성 기준과 무역장벽 문제로 중단됐던 협상이다.
라파엘 다에르 말레이시아 주재 EU 대사는 "양측이 FTA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야망을 공유하고 있다"며 "결과를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측 간 연간 무역 규모는 약 470억 달러다. EU는 말레이시아 전체 무역의 7.6%를 차지하며, 싱가포르·미국·중국에 이어 4위 수출 대상이다. 네덜란드와 독일이 주요 수입국이다.
특히 페낭주가 양측 무역 관계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최근 5년간 EU로부터 220억 달러의 제조업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3년 말레이시아 총수출의 31%를 차지했다.
핵심 쟁점은 EU의 삼림벌채 규정(EUDR)이다. 2022년 도입된 이 규정은 삼림벌채와 관련된 팜유 등의 수입을 제한한다. 말레이시아는 이를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해왔다.
노동권도 민감한 사안이다. FTA에는 국제 노동기준 준수 조항이 포함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팜유·제조업 분야의 강제 노동 혐의로 지적받고 있다.
시장 접근성도 과제다. 유럽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수입허가, 식품 위생기준, 정부조달 제한 등을 우려하고 있다.
다에르 대사는 "품질이 속도보다 중요하다"며 신중한 협상을 강조했다. EU는 이미 싱가포르·베트남과 FTA를 체결했으며,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특히 재생에너지, 첨단제조업, 디지털 무역 분야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를 통한 100억 유로 투자도 계획돼 있어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