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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 인텔 인수 타진”…韓 기업도 트럼프 청구서에 ‘촉각’

美 무역적자 해소·기술력 강화 기여 요구
백악관, '제철소 현지 투자 검토'까지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6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집회 무대에 서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6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집회 무대에 서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 정부와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통상과 투자와 관련해 어떤 요청을 받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TSMC에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의 가려운 데를 긁어줘야 고율의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부과를 피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인텔 공장 지분을 인수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리는 반도체가 미국에서 제조되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 반도체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TSMC가 받은 투자 요구는 남의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제조업을 미국 중심으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한 만큼 한국도 이에 준하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가 큰 산업군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를 의식해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 투자를 강화했다. 그럼에도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추가 요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을 청구서의 핵심은 ‘미국 제조업 기여’로 전망된다. 단서는 철강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팩트시트를 내고 철강 수입제품을 대상으로 25%의 보편관세를 물리는 정책에 관해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현대제철의 현지 제철소 건립 검토를 거론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관세 부과가 미국 내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원) 넘는 규모의 새 생산설비 투자를 이끌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 철강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공언한 분야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디트로이트와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러스트 벨트’ 지역의 표심도 겨냥했다. 이 지역은 과거 자동차와 철강업 등 전통적 제조업으로 먹고살았다가 경쟁력 약화 탓에 경기 침체와 실업자 증가 문제를 겪어왔다.

보편·상호 관세 부과의 명분인 무역적자 확대를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석유제품 수입이 거론되고 있다.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전동화 면에서 앞서는 중국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시추 확대 등 화석연료 산업 재부흥을 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방미 후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대미 투자액뿐만 아니라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합작 의사를 밝혔다. 이에 더해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정승현·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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