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자유무역·다자주의 기반 협력 확대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적 해결 위한 소통 의지 표명, 유럽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 촉구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적 해결 위한 소통 의지 표명, 유럽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 촉구

왕이 부장은 숄츠 총리와의 회담에서 독일을 "전략적 파트너"로 간주하며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정신에 입각한 "전방위적 협력"을 심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일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문제와 관련해서는, 독일이 보여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에 대한 중국의 평가를 전달하며 독일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독일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부문을 고려하여 EU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왕이 부장은 숄츠 총리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하며, 중국과 유럽 모두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다. 또한, 중국이 독일 및 관련 당사국들과 소통을 유지하고 평화 회담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왕이 부장은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분쟁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평화 회담을 촉구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일관되게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왕이 부장은 NATO의 유럽 회원국들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균형 잡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유럽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력 강화가 아닌, 유럽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이 부장은 독일 외에도 뮌헨 안보회의 기간 동안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하비에르 콜라스 스페인 외무장관,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 등 EU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보렐 대표와의 회담에서 왕이 부장은 중국과 EU 사이에 근본적인 갈등은 없다고 강조하며, 상호 이해 증진과 세계 안정을 위해 노력할 의사를 밝혔다. 또한, 콜라스 스페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과는 무역마찰을 완화하고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중국은 이번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독일 및 EU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은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EU 사이에는 인권,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