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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1월 소비자물가, 예상 밖 3.0%↑…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낮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사진=미 노동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사진=미 노동부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2.9%를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12월의 2.9%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전월 대비 0.4%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중고차 가격과 자동차 보험료의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오마이르 샤리프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설립자는 WSJ와 인터뷰에서 "중고차와 자동차 보험료 가격 인상이 이번 CPI 상승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1월은 많은 기업들이 가격을 조정하는 시기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반 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 시장·연준 반응…금리 인하 기대 낮아져


CPI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 증시 선물시장은 하락세로 전환됐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CPI 발표로 인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은 3%대에서 정체된 상태”라면서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경제는 양호한 상태지만 우리는 더 많은 진전을 바란다”면서 “정책금리가 적절한 수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트럼프의 경제 정책, 인플레이션에 영향 주나


이번 CPI 상승은 최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물가 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최근의 인플레이션 흐름이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추가 관세 정책이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0%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재도입했고 다음 달부터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2018~2019년 관세 부과는 전체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다 광범위한 소비재를 포함하고 있어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샤리프 설립자는 "2018년 세탁기 관세 부과 이후 세탁기 가격은 세 달 만에 18.2% 급등했다"며 "이번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도 비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소비자 심리도 악화…향후 인플레이션 전망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1월 3.3%에서 2월 4.3%로 급등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PI 발표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연준은 즉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러나 연준 내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연준의 정책 기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단기간 내에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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