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반도체 대체 불가능...미국이 관세 부담 떠안을 것"
"반도체 전반에 관세 부과하면 '재앙적 결과'"
"반도체 전반에 관세 부과하면 '재앙적 결과'"
![TSMC 로고.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0192102043420c8c1c064d22114611240.jpg)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공화당 행사에서 "대만산 반도체에 25%, 50%, 심지어 100%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그들은 이를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강경 조치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TSMC가 사실상 '가격 결정자(price setter)'로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한다. 추이다셩(邱達生) 대만 둥하이대 경제학 교수 겸 아태상공회의소연맹 사무총장은 "TSMC의 주문량이 현재 풀가동 상태며,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어 대체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TSMC의 반도체는 인텔조차 쉽게 생산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결국 미국 수입업체들이 이를 감당할 수밖에 없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중국산 플라스틱처럼 다른 국가에서 대체 공급처를 찾을 수 있는 품목과 달리 반도체는 대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TSMC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셰진허(謝金河) 재경(財經) 매거진 회장은 "트럼프가 TSMC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크다"며 "TSMC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일정한 호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단순 칩뿐만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듈, 서브시스템 등 반도체 전반에 걸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반도체 업계 자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팀 컬판(Tim Culpan) 블룸버그 전 칼럼니스트는 기고문에서 "미국은 현재 TSMC 수준의 반도체를 자체 생산할 역량이 없다"며 "공장을 짓고, 장비를 가동하며, 품질 인증을 받기까지 몇 개월, 아니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TSMC가 가장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피해를 보는 쪽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오픈AI의 샘 올트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처럼 트럼프와 가까운 기업들"이라고 분석했다. 컬판은 "트럼프가 진정 원하는 것은 TSMC가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약속하고 '충성 서약'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TSMC를 압박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대만·중국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미치는 여파와 TSMC의 대응이 향후 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