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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요 언론, 트럼프 '관세 폭탄' 맹비난..."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

WSJ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명분 없어"
NYT "관세는 수단 아닌 목적...협상 의지도 없어"
블룸버그·NBC "물가 상승 부추겨 소비자 부담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하자,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명분 없는 경제적 공격이며,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는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WSJ은 "중국은 차치하고라도, 이웃 국가들을 향한 트럼프의 이 같은 경제적 공격에 대한 정당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마약은 단지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관세 자체를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폐쇄적인 경제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때때로 미국이 아예 수입을 하지 말아야 하고 모든 것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완벽히 폐쇄된 경제가 될 수 있다는 듯이 발언한다"며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우리가 살기를 원해야 하는 세계도 아니다. 트럼프도 곧 이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관세 조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규정하며 그의 진의를 의심했다. NYT는 이날 관세 부과 분석 기사에서 "많은 대통령이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관세를 활용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그 자체가 목적이며, '도금시대'(Gilded Age)의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수입원이 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도금시대'는 19세기 후반, 미국 역사의 한 시기를 지칭하는 용어로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금박을 씌운 듯한 번영의 시대였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사회 문제와 불평등이 존재했던 시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들은 "현대에 들어 관세는 거의 항상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취한 관세 조치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협상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물가 상승을 부추겨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북미 지역의 긴밀히 통합된 석유 시장을 교란시키고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NBC 뉴스도 "새 관세 부과로 자동차, 전자제품, 목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해 '어리석은 무역 전쟁', '수단이 아닌 목적', '소비자 부담 증가' 등 다양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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