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AI모델로 기술력 입증...보안 취약성 논란도 증폭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혁신적 AI모델 개발이 미국 기술 시장에 충격을 주며 미국내에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딥시크는 26일(이하 현지 시각)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 'R1'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로 2개월 만에 557만 달러를 들여 개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은 같은날 내놓은 투자자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AI모델 개발 비용이 미국 기업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6.8%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5890억 달러가 감소했다. 브로드컴(-17.4%), 마벨 테크놀로지(-19.1%) 등 반도체 기업들도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15% 내렸다.
그러나 인텔의 전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서 "시장이 딥시크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면서 "저비용 컴퓨팅 기술은 오히려 AI 산업 성장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수석 애널리스트도 같은날 투자자 메모에서 "월가는 딥시크를 미국의 AI 기술 지배력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본다"면서 "미국 기업들은 앞으로 3년간 2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딥시크의 놀라운 성취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 보안 전문매체 바이오메트릭 업데이트는 같은 날 "딥시크 모델이 2023년 12월 심각한 보안 결함을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해커들이 프롬프트 주입 공격으로 사용자 계정을 장악하고 개인정보를 탈취할 수 있었다"면서 "딥시크의 기술이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활동과 정보 작전에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보도에서 '딥시크의 실제 개발 비용과 성능에 대한 독립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딥시크의 R1 모델은 중국 본토 휴대전화 번호로만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다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