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AI반도체 수출통제에 SIA 빅테크 매출저하 우려…K반도체 매출감소 '도미노'

엔비디아, 2025 회계연도 3분기 매출서 中 비율 15.3%…정책 적용시 매출 감소 불가피
SK하이닉스, 상반기 매출서 美 비중 55.4%…엔비디아 매출감소, SK하이닉스 매출 동반 하락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국 상무부의 13일(현지시각) 자국 생산 AI반도체 국가별 제한 정책 발표와 관련해 국내 산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받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 저하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미국 빅테크 기업에 메모리반도체를 수출하는 국내기업들의 매출 동반 감소는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존 노이퍼 SIA 회장은 미국 상무부의 AI반도체 수출제한 정책에 성명을 통해 "반도체 관련 정책 변화가 업계의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면서 "새로운 규정은 전략적 시장을 경쟁국에 양도함으로써 미국 경제와 반도체, AI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에 지속적인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존 회장의 지적은 미국이 AI반도체 수출을 동맹국외에 제한하거나 금지함으로써 글로벌 AI시장을 중국이나 기타 국가에 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AI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하락을 의미한다.

글로벌 AI반도체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즉각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대관담당(부사장)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 결과를 조작하고 경쟁을 억압함으로써 미국이 어렵게 얻은 기술적 이점을 낭비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네드 부사장의 말처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될 경우 매출 감소가 확실시된다. 엔비디아의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8~10월) 실적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매출 350억8000만달러의 15.3%인 54억달러 수준이다. 수출금액도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해 무시할 수 없는 엔비디아의 수입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의 매출감소가 가시화될 경우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책임지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매출 감소도 유력하다.

SK하이닉스 4분기 전체 매출에서 HBM 비중은 40%수준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매출 28조8528억원 중 미국은 55.4%를 차지했다. 미국관련 매출이 전량 엔비디아라고 할 순 없지만 SK하이닉스의 미국 관련 매출에서 엔비디아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의 매출감소는 SK하이닉스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미국에 HBM과 D램을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매출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반도체수출액 1419억달러 중 미국과 대만을 합친 비중은 21.7%다. 통계상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은 중간 제조기지인 대만에서 제조되는 만큼 대만 수출로 잡힌다. 결국 이대로라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수출을 주도한 대미수출액 감소는 불가피하다.

다만 오는 20일(현지시각) 새롭게 들어서게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AI반도체 수출제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들어선 만큼 기존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