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정치권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내달 공식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자보다 언론 지면을 더 장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트럼프를 등에 업고 새해 연방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정부 셧다운 위기를 고조시킬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데 그치지 않고 독일의 극우정당을 대놓고 지지하는 대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맹비난하며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제 정치 문제에도 거침없이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비근한 사례다.
급기야 트럼프를 ‘그림자 대통령’으로 묘사하는 미국 언론의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쏟아지고 있다.
2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머스크가 이처럼 주목을 받으면서 머스크가 트럼프 이후 대권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매우 때 이른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21일(현지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머스크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미국 헌법의 규정 때문이다.
미국 헌법 제2조 제1항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의 자격을 △미국에서 출생한 시민권자 △35세 이상인 자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한 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이 자격을 충족하지 못 한다는 것.
널리 알려진 대로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 1971년 태어났고 미국 시민권은 나중에, 즉 지난 2002년 취득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출생한 시민권자’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다만 머스크가 미국 대선에 나올 수 있는 딱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은 있다. 미국 헌법의 이 규정을 고치는 경우다.
헌법 전문가인 미국 조지아주립대의 앤서니 마이클 크라이스 법학과 교수는 이날 쇼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머스크가 미국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것은 전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헌법상으로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헌법학을 가르치는 필립 바빗도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현재의 미국 헌법 규정상 머스크가 앞으로 미국 대통령이 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