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년에는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각국이 미국발 관세 역풍에 직면해 고전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더 어둡다.
내년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주식 시장은 높은 변동성과 경기 둔화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 독주
올해 뉴욕 주식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26% 폭등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미국 제외 전세계지수(ACWX)는 고작 4.6% 오르는 데 그쳤다.
유럽 주식 시장 실적 지표인 스톡스600 지수는 이보다는 낫지만 7% 상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오름세를 타고 있는 중국 상하이 복합지수는 13%, 올해 강세인 도쿄 주식 시장의 닛케이 225 지수는 17% 넘게 올라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뉴욕 주식 시장에 비해 저조한 전세계 주식 시장 흐름은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성장 둔화가 시작된 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다시 꿈틀거리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프린시펄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토드 재블론스키는 18일(현지시각) CNBC에 글로벌 다중자산 투자자들이 일종의 두려움 속에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려할 만한 대목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재블론스키는 내년에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달러
이코노미스트들 상당수는 트럼프 당선자가 제안한 관세와 감세는 결국 달러 강세를 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달러는 다른 나라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전세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벨에어 투자자문 선임 부사장 리처드 래트너는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동력이 될 강달러는 미 수출품 가격을 높이고, 미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투자 소득을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미 수출 둔화와 환차손에 따른 해외 투자 약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성장 둔화
성장률 둔화도 예고돼 있다.
유럽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내년 전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BNP파리바는 내년 유로존(유로사용 20개국) 경제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존은 정정 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로존 1, 2위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붕괴했고, 독일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심각한 제조업 침체에 직면해 있다.
세계 경제 성장 동력 역할을 했던 중국도 고전하고 있다.
비록 최근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희망의 불을 지피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과 소비심리 둔화 지속 등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관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는 전세계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나 한국처럼 수출이 성장 동력인 나라가 느낄 부담은 상당하다.
BNP파리바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 조이스 장은 관세가 실질적으로 중국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에 따르면 전세계 성장률은 관세 정책이 맛보기에 그쳤던 트럼프 1기시절에도 0.4%가량 낮아진 바 있다.
신흥국들도 미 관세로 상당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BNP파리바는 신흥국들이 이미 성장 둔화에 접어들었다면서 여기에 관세에 따른 순수출 감소까지 더해지면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관세에 가장 취약한 신흥국들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와 중동부 유럽이 지목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