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칩 판매 급증에 힘입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1% 넘게 급등(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 33분 현재)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12일(현지시각)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조정 주당 순이익이 1.4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9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140억 5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40억 7000만 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I 칩 판매 호조다. 배런스에 따르면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2024 회계연도 AI 매출은 전년 대비 220% 성장했다"며 "이는 선도적인 AI XPU와 이더넷 네트워킹 포트폴리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현재 분기 매출 전망치도 146억 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인 145억 5000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탄 CEO는 브로드컴의 AI 사업 기회가 향후 3년 동안 "엄청나다"고 언급하며,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7 회계연도에는 AI 가속기 및 네트워킹 시장 규모가 600억~9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브로드컴이 이 시장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자신했다.
브로드컴의 주력 사업은 네트워킹, 광대역, 서버 스토리지, 무선,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반도체 솔루션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는 칩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브로드컴 주가는 62% 급등하며, 아이셰어즈(iShares) 반도체 섹터 ETF(13% 상승)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AI 칩 판매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브로드컴이 AI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력한 기술력과 탄탄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AI 칩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반도체 산업 경기 변동성 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