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각) BOJ가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BOJ는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7월에는 단기 정책 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당시 BOJ는 임금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현재 일본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과 함께 물가는 2년 넘게 BOJ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이 갖춰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금리 인상 놓고 엇갈리는 전망… "12월 vs 1월"
그러나 BOJ는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최근 엔화 강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이 일본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BOJ가 12월에 금리를 인상할지, 아니면 내년 1월까지 기다릴지를 놓고 팽팽하게 의견이 나뉜다고 분석한다. BOJ 정책위원들이 일본 경제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지속 가능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얼마나 확신하는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BOJ, "추가 금리 인상" 시사… 시기는 함구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언급했지만, 12월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둘기파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나카무라 도요아키 BOJ 정책위원도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금리 인상 시점은 경제 지표를 면밀히 분석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J가 3월까지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BOJ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30% 전망… 엔화 가치 변동 주목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경제학자의 절반 이상이 BOJ가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약 90%는 BOJ가 3월 말까지 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30%로 보고 있다. BOJ의 결정은 금리 인하가 유력한 연준의 결정 직후 발표될 예정이어서, 두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차이가 엔화 가치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OJ가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면 엔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지만, 시장이 1월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다면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BOJ, 정책 방향 놓고 '줄타기'… 균형 찾기 고심
BOJ는 금리 결정과 함께, 25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극복 과정에서 사용된 다양한 통화 완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경기 부양책의 종료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BOJ가 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BOJ는 엔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거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판단할 때 고려할 주요 요인을 설명할 수도 있다.
반면,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급격한 긴축보다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BOJ가 12월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4월까지는 추가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월에는 2027 회계연도까지 적용되는 새로운 경제 전망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만약 BOJ가 12월에 금리를 동결한다면, 시장의 관심은 1월 회의에 앞서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와 BOJ 정책위원들의 발언에 쏠릴 것이다.
BOJ는 12월 25일 우에다 총재의 연설과 1월 14일 히미노 료조 부총재의 공식 석상 발언을 통해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1월 23~24일 회의에 앞서 지역 경제에 대한 분기 보고서를 발표하여 임금 상승 추이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