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해외증권 투자 잔액 9969억 원은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 잔액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데 반해 미국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고, 유럽연합(EU) 증시가 반등하면서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194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1분기와 2분기, 3분기 등 3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하고 있다. 증가 폭 역시 2021년 3분기(+1212억 달러)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을 뺀 수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확대됐다는 것은 외국인 등 비거주자가 국내에 투자한 금융자산보다 내국인 등 거주자가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휠씬 컸다는 의미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면서 "이는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이래 4분기 연속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대외금융자산은 증가한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4년부터 대외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순대외자산국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대외금융자산 규모는 2조5135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183억 달러 늘어났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5357억 달러로 같은 기간 11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대외금융자산이 급증한 데는 우리 국민의 해외 주식 투자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대외금융자산에서 증권투자는 3개월 전보다 646억 달러 급증했다.
박 팀장은 "투자 비중이 가장 큰 미국의 주가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순투자 거래와 평가 잔액이 함께 늘면서 거래 요인과 비거래 요인이 모두 플러스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증시가 반등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 커지면서 미국채 금리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이번 해외증권 투자 잔액 9969억 원은 1조 달러에 근접한 금액으로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 잔액을 넘어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67억 달러가 줄면서 대외금융부채는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37.8%로 전 분기보다 3.4%포인트(p) 상승했다. 다른 외채 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1.0%p 높아진 21.6%로 집계됐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