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日本銀行)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시점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 10월 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생길 시장 변동성에 대한 위험 탓에 금리 인상 시기와 그 속도에 대해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열린 지난달 정책 검토에서 많은 일본은행 이사들은 시장 움직임에 따른 경제적 여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된 이유는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다시 인상할 지에 대한 열쇠가 엔화 변동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일본은행 결정위원회의 한 위원은 10월 회의에서 '미국 선거 결과에 대한 추측으로 거래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조용하게 변동성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른 만큼 금리인상 시기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위원은 "일본은행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30~31일 열린 회의에서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했지만 미국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며 다시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갖춰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고 달러가 상승하면서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관세 인상 요구를 이행할 경우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져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경로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비둘기파는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시간을 갖고 신중해야 한다”며 천천히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시장 혼란을 촉발하는 한편, 대규모 통화 부양책을 철회하려는 은행의 장기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강도 높은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경제 및 물가 전망이 충족될 경우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일본은행의 의지를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위원은 일본 경제에 더 이상 상당한 통화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일본은행은 미국 경제의 진전을 평가하기 위해 잠시 멈춘 후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입 비용 상승의 영향에 더 취약한 가계와 중소기업이 엔화 약세 반전을 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엔화 약세는 연료와 원자재 수입 비용 상승에 따른 소비 타격을 걱정하는 일본 정책 결정 위원들에게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일본 당국의 엔화 매수 개입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으로 지난주 최고치인 달러당 154.70엔에서 하락한 153.17엔을 기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또한 엔화 약세로 생길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를 7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0.25%로 인상하기로 결정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결국 변동성으로 생길 엔화 변동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 결정은 의견 통일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한 로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의 과반수가 올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거의 90%는 여전히 3월 말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