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 공약에 우려를 나타냈다.
연준이 트럼프 당선자 공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10일(현지 시각) CBS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공약은 장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시카리는 한 번 관세를 물리는 것만으로 장기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미 교역 상대국들이 미 수입품에 보복을 가하면 상승작용으로 인해 결국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서로 보복에 나서면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된다”면서 “누군가 관세를 물리고, 이에 따른 대응이 일어나면 (관세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상승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카시카리는 “이 상황이 실제로 우려를 부르는 문제”라면서 “솔직히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경제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강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가파르고, 실업률은 4.1%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는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2.5% 수준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해 맨 처음 할 일로 대대적인 수입품 관세 부과와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강조하고 있다.
1기 집권 당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물려 무역전쟁을 초래했던 트럼프는 이번에는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 제품에는 그 3배인 60%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이런 정책들을 법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이미 공화당이 상원을 접수했고, 하원 역시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트럼프가 인기몰이를 하며 대선에서 승리한 터라 다수당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추방이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의 지원에 힘입어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시카리의 이날 발언은 연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트럼프 관세 공약에 대한 첫 번째 우려 표명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관세 공약이 미칠 경제적 충격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인플레이션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만약 트럼프가 계획대로 관세를 물리더라도 시간이 지나 데이터로 확인되면 그때 가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카시카리는 연준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때 가서 경제지표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