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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선 누가 승리해도 연준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호황 경제 물려받아 도전 직면, 연준의 차기 정부 통화 정책 기조는 '매파'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4-11-04 06:0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차기 정부에서 '매파'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차기 정부에서 '매파'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해도 차기 정부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가 ‘매파’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2일(현지시각) 두 후보의 경제 공약을 이행하면 재정 적자 확대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최후의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누가 승리해도 연준은 추가적인 재정 선심과 잠재적인 수요와 공급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매파 통화 정책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이날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경기 호황’을 물려받게 되고, 이는 차기 정부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간 분야 고용과 소비, 국내총생산(GDP)이 모두 증가하는 상태에서 차기 정부가 이를 유지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최근 나온 경제 지표는 대체로 장밋빛이다. 다만, 10월 들어 대형 허리케인이 미 대륙을 강타하면서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약 4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하는 '고용 쇼크'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0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만 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여파로 고용이 대폭 감소했던 2020년 1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고용 증가 폭이다.
그러나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지난 9월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었다. 10월 고용 지표가 대형 허리케인 피해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파업 등 일시적인 악재에 따른 것으로 이 지표를 과잉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10월 실업률은 4.1%로 9월과 동일했고, 이는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미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이 연율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인 S&P 500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21년 5월 이후 50%가 올랐고, 올해에만 24%가 뛰었다.

연준이 지난 9월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완만한 경기 둔화를 뜻하는 연착륙(연착륙) 유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는 ‘무착륙(no-landing)’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매 판매는 714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해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배런스는 “연준은 해리스가 승리하면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비해 현재의 통화 정책 코스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렇지만, 해리스 후보가 내세운 감세와 아동 세금 공제 정책,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2만 5000 달러 세액 공제 등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소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이는 수요를 자극해 주택 가격 상승을 비롯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두 후보 중 누가 이겨도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나 해리스의 경제 정책이 미국 경제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미국 이코노미스트 2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두 후보 중 누가 돼도 향후 4년간 연평균 2.2% 상승하고, GDP연평균 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매파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대규모 이민자 추방 등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본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2026년까지 초반 2년 물가 상승률이 6%~9.3%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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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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