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가 동향만 보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 지수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7월 대선 경쟁에 뛰어든 이래 줄곧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선 직전에 주가가 오르면 집권당 대선 후보가 승리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대선 결과 예측에는 여론조사보다 증시 흐름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84년 이후 미국 증시의 간판지수인 S&P500지수가 8∼10월 사이에 오르면 여당 후보가, 그 반대면 야당 후보가 어김없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베팅마켓에서는 트럼프가 막판 역전에 성공해 현재 큰 차이로 앞서 나가고 있다. 대선 결과를 점칠 수 있는 또 하나의 풍향계인 주식시장 동향을 보면 해리스의 승리를 예고하고 있다.
증시만 볼 때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하면 2차 대전 이후 주가 상승 국면에서 집권당 대선 후보가 패배하는 세 번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1968년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였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1980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가 주가 오름세 속에서 패배했다.
뉴욕증시의 간판지수인 S&P500지수는 해리스가 대선전에 후보로 뛰어든 이후 5%가량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대선 전에 마지막으로 지난 9월 17, 18일에 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 치솟은 물가로 인해 고통을 받았고, 그 책임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포춘은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980년 민주당 출신의 카터 당시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했을 때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 통제에 성공했다는 뜻이어서 해리스가 유권자들의 물가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선거 분석 기관인 538의 너새니얼 라키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에 1998년 이후 선거 여론조사 수백 건을 살펴본 결과, 승자를 정확히 예측한 확률은 78%에 그쳤다고 밝혔다. 2022년 치러진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예측률이 72%로 더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로 보면 1984년 이후 대선이 있던 해에는 11월 투표일을 앞두고 8∼10월 지수 흐름을 보면 정확히 승자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2% 내린 4만2141.5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33% 떨어진 5813.6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56% 내린 1만8607.93에 거래를 마쳤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