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해리스 진영이 이번 주 발표될 핵심 경제지표들을 통해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경제 이슈 극복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막바지에 연이어 발표될 금주의 GDP, 인플레이션,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과 물가안정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선거 승리의 최종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라고 29일(현지 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최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도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해 고용지표 개선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3분기 GDP는 3% 성장, PCE 물가상승률은 2.1%, 실업률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4년 만에 가장 낮은 선거 직전 실업률이자,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경제정책 성과를 입증하는 '트리플 크라운'이 될 수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상향 조정하며, G7 국가 중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성 향상과 이민자 유입에 따른 노동력 확대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기대가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ABC뉴스/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9%가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호전되고 있다는 응답(23%)의 두 배 이상이다. 미시간 소비자심리지수도 10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전미소매업협회는 할로윈 소비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실제 경제지표와 유권자들의 체감 경제 사이의 간극이다. 2021-2022년의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이 곧바로 유권자들의 지지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선거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정도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이 PCE 물가지수와 같은 단일 지표에 좌우되는 경우는 드물며, 유권자들의 경제 인식은 이미 상당 부분 고착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경제 성과 홍보가 오히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나쁜 기억을 되살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경제지표들이 2000년 이후 대선 중 가장 양호한 경제여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해리스 진영의 '마지막 변론'을 뒷받침하는 유력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0년 10월 6.8%였던 실업률과 비교하면 현저한 개선이다.
결국, 남은 일주일 동안 해리스 진영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인플레이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는 섬세한 전략으로 경제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진영의 정부 통계 불신 공세와 맞물려, 실제 지표와 체감경기 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해리스 진영의 마지막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