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20% 이상 급등하면서 지난 2013년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올 3분기 실적이 발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한 가지 배경이 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실적이 내년에는 20~30%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는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20~30% 늘리고 가격을 낮춘 신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데다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자사의 판매실적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과연 그의 주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론과 비판론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월가 “내년 20~30% 판매증가율, 과장된 주장”
실제로 월가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는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내놓은 전망에서 “테슬라의 내년 전기차 판매실적은 12%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내년 들어 소비자 가격 3만 달러 아래의 저렴한 모델을 새로 출시하고 프로젝트명 ‘주니퍼’로 알려진 모델Y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 것을 전제로 이같이 전망했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RBC캐피털 역시 테슬라의 내년 전기차 판매증가율과 관련해 13% 정도를 예상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테슬라의 지난 3분기 실적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피오라니 부사장은 “특정 분기의 실적이 좋았다고 해서 그것을 추세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3분기 이전까지 수요 둔화로 줄곧 어려움을 겪어왔던 테슬라가 20% 이상의 판매실적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할 애널리스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주장일뿐 객관적인 상황과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美 관세폭탄+트럼프 재선 후폭풍
머스크의 전망은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예상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그 근거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700만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3%의 성장이지만 지난해 판매량이 2022년에 비해 35% 늘어난 것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고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50% 이상 감소한 것이라며 전기차 판매량이 해가 바뀔수록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사실을 꼽았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지난달부터 기존 25%에서 100%로 끌어올린 것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전망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전기차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폭탄을 부과하면서 당장 중국산 전기차가 테슬라의 안마당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나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의 유수한 전기차 제조사들이 내수 시장 중심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코파일럿의 팻 라이언 창업자는 “머스크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강력히 밀고 있으나 조 바이든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11월 5일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