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은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을 주름잡았고, 나이키는 스포츠 브랜드 대명사였으며, 스타벅스는 미 카페 문화가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도록 했지만 이제 옛 말이 됐다.
세 곳 모두 추락하면서 새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
회사의 낡은 관행을 모두 바꾸고, 옛 영광을 되찾는 것이 신임 CEO들이 맡은 소명이다.
CNN비즈니스는 그러나 27일(현지시각) 이들의 앞 길은 가시밭 길이라고 경고했다.
스타벅스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스타벅스는 22일 실적 예비발표에서 회사 상황이 말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매출이 3개 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매출 감소 폭이 컸다. 미국 시장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10%, 중국 시장 감소폭은 14%에 이르렀다.
외출과 외식 자체가 어려웠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당시를 빼면 이렇게 스타벅스가 고전했던 적이 없다.
스타벅스는 심각한 경영난 속에 이례적으로 올해 전체 실적 전망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스타벅스는 멕시코 음식점 체인 시폴레를 미 최고 외식체인으로 끌어올린 성공신화의 주인공 브라이언 니콜을 CEO로 영입했지만 니콜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락에 빠진 요식업체를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재주가 있는 니콜이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나이키
스포츠 브랜드의 대명사였던 나이키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나이키의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0% 감소했고, 주가는 올 들어 주식 시장 상승세 속에서도 25% 급락했다.
이달에는 엘리엇 힐을 새 CEO로 영입했다.
힐이 새 지휘봉을 맡은 지 얼마 안됐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나이키는 그 동안 멋진 신발 개발을 소홀히 하는 등 여러 전략적 실수들을 저질렀다. 설상가상으로 호카, 온 같은 새 신발 브랜드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다만 힐이 맡은 첫 임무였던 미 프로농구(NBA), 여자 프로농구(WNBA)와 나이키 간 협력을 12 시즌 연장하는 데 성공해 일부 희망이 엿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근본이다.
나이키는 다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훌륭한 운동화들을 내놔야 옛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아 보잉
보잉은 항공기 시장의 대명사에서 지금은 문제아로 추락했다.
보잉의 추락은 2018년과 2019년두 차례 베스트셀러인 737맥스 여객기 추락이 결정적이었다. 두차례 추락사고로 모두 346명이 사망했고 보잉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각국 하늘 길이 막히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쳤다.
이후 안전성을 회복하겠다면서 절치부심한 보잉이었지만 올 1월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이륙 직후 비상 출입구가 뜯기면서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도루묵이 됐다.
미 연방 항공당국은 보잉 항공기 생산 대수 규제에 나섰고, 보잉은 항공기 인도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금 흐름이 막혀버렸다.
지난 8월 켈리 오트버그가 새 CEO로 취임하며 구원 등판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보잉 노조는 지난달 13일 노조 대표들과 사측이 합의한 25% 임금 인상안을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9일에는 35% 임금인상안에 지도부와 사측이 합의했지만 23일 노조원 투표에서 이 방안이 다시 부결되며 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보잉은 파업이 지속되면 매월 약 10억 달러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3분기 60억 달러 손실을 낸 보잉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이제 적자만 내는 우주 부문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보잉이 언제 정상화할지는 기약이 없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