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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웃고 ASML은 운다?…AI 시대, 반도체 업계 명암 극명

성일만 기자

기사입력 : 2024-10-21 04:58

726조 원 규모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726조 원 규모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5300억 달러(약 725조835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에서 인공지능(AI) 물결을 타는 회사들과 그렇지 않은 회사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의 초기 결과를 보면, 그 격차는 곧 더 큰 차이로 확장될 수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 ASML의 최고경영자 크리스토프 푸케는 지난주 컨퍼런스 콜에서 "AI가 없었다면 시장은 매우 침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SML이 AI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분야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2025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나온 발언이었다.

ASML의 실적 발표는 PC 및 자동차와 같은 핵심 사업의 약세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건강 상태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휘말려,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애플과 엔비디아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는 2024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이러한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TSMC의 성장세는 AI 관련 요인에 의해 촉진되고 있지만, 전체 반도체 수요는 "안정화"되기 시작했으며 개선되고 있다고 최고경영자 C.C. 웨이가 밝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주 급락했으며, 특히 15일에만 5.3%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17일 TSMC의 실적 발표 이후 일부 손실을 만회했다.

이와 같은 양극화를 강조하자면, ASML과 램 리서치 같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은 하락을 주도한 반면, 마벨 테크놀로지와 같은 일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가벨리 펀드의 연구 분석가 류타 마키노는 "이런 종류의 차별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AI 때문이라는 가정은 완전히 옳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분리된 경로가 적어도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종종 세계 경제의 지표로 간주된다. 반도체는 데이터 센터 서버부터 식기세척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이 산업의 최전선에 있다.

인텔은 매출 감소와 손실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신규 공장 건설을 연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달 초 고대역폭 메모리 칩 지연으로 실망스러운 재무성과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번 주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아날로그 칩이 다양한 고객에게 사용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올해 초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장비 제조업체들에게는 험난한 길이 앞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ASML은 9월 초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으며, 미국에 상장된 주가는 14% 하락했다. 미국 최대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9.1% 하락했으며, KLA와 램 리서치는 각각 12% 이상 하락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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