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문기업 TSMC가 인공지능(AI)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매출을 역전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분기 삼성전자가 TSMC 매출을 앞지른지 1개분기 만이다. 양사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잠정 7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작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한 수치로 업계는 반도체부문 매출은 전분기와 비슷한 28조5600억원에서 최대 30조원 수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반면 TSMC는 3분기 전년동기대비 무려 39%가 증가한 매출 7596억9000만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TSMC가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8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TSMC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지만 1개분기만에 다시 매출 1위자리를 내주게 됐다. TSMC는 파운드리 전문이고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올인원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에서 실적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양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TSMC는 전세계 AI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AI칩 생산할 뿐만 아니라 퀄컴과 구글 등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도 도맡아 하고 있다. TSMC는 3분기 매출에서 고성능컴퓨팅(HPC)이 51%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부문이 34%차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AI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강점이었던 메모리분야에선 AI기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고 파운드리부문은 이렇다할 대형 고객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파운드리부문이 3분기 1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라는 거대한 물결에 잘 올라탄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기술도 고객도 만족할 만큼 확보하지 못해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