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패트리엇 뛰어넘는 L-SAM, 중동서 '러브콜'…폴란드·호주 등에 판매 추진

공개된 자료를 보면 L-SAM 체계는 대탄도탄 요격미사일(ABM)과 대항공기 요격미사일(AAM)을 하나의 발사대에서 함께 쓸 수 있다. 이번에 처음 모습을 보여준 AAM은 기존 PAC-2 GEM-T 미사일을 대체할 목표로 개발했으며, 성능과 구성이 미 해군의 SM-2 미사일과 비슷하다.
L-SAM 개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BM을, 한화시스템이 대형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를, LIG넥스원이 AAM을 각각 맡았다. 탐색개발에 5000억원, 체계개발에 6000억 원 등 총 1조1000억 원을 투입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29일 국방과학연구소가 L-SAM 체계 개발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현재 L-SAM 양산이 시작했으며, 한국 해군의 SM 시리즈 미사일을 대체할 함대함 형태도 개발한다. 이는 육상과 해상에서 통합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는 한국군의 전략을 보여준다.
수출 면에서는 중동 국가들과 L-SAM 도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한 L-SAM-II 체계의 경우 폴란드, 호주, 필리핀, 북유럽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판매를 추진한다.
L-SAM 사업은 한국의 다층 대공·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려는 핵심 사업이다. 이 체계는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과 장거리 대공방어를 동시에 제공하며, ABM과 AAM 형태를 하나 발사대에 통합해 다양한 공중 위협에 맞설 수 있다.
AAM 형태는 중·장거리 대공방어 능력 공백을 메우려고 만들었으며, PAC-2 GEM-T의 후속 체계로 지상과 해상에서 광범위한 공중 위협을 상대할 수 있다. SM-2와 비슷한 성능 특성을 갖춰 고속 항공기를 포함한 다양한 공중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개발하는 해군형은 한국 해군 함정에 실은 기존 SM 시리즈 요격미사일을 대체해 격화한 해역에서 해상 대공방어 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 수상전투함은 항공기와 미사일 위협 모두에 대한 보호 능력을 높인다.
L-SAM은 고도 50∼60㎞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상층 방어 체계로, 기존 천궁-2(M-SAM)가 맡는 하층 방어와 함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을 이룬다. 국방부는 올해 양산에 들어가 2020년대 후반 실전배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L-SAM은 지난해 11월까지 4차례 요격 시험을 벌여 3번 성공했다. 특히 고도 50~60㎞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하는 '시커'(정밀추적기)와 탄도미사일에 부딪혀 파괴하는 직격비행체(KV)는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이런 성능을 가진 비슷한 무기를 개발한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한편 정부는 L-SAM보다 더 높은 고도 100㎞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L-SAM-II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L-SAM-II 체계개발사업 착수회의를 열고 2028년까지 약 5677억 원을 들여 개발을 끝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L-SAM-II가 전력화하면 사거리가 늘어나 L-SAM과 비교해 방어 범위가 약 3~4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L-SAM과 L-SAM-II 개발은 우리나라가 강력한 방공망 체계를 갖추고 세계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