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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반도체 부문, ‘5일 출근’ 전면 시행…출근 확인 도구로 '커피 배징' 차단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입구 전경. 사진=구글 스트리트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입구 전경. 사진=구글 스트리트뷰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사업부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주 5일 출근제를 본격 시행하며 출근 여부를 확인하는 새로운 추적 시스템까지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미국 반도체 부문의 일부 팀을 대상으로 ‘완전 출근제(5일 근무)’를 적용했으며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디지털 도구를 이달 중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출근 직후 커피만 마시고 자리를 비우는 이른바 '커피 배징(coffee badging)'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출근자 수 늘자 “복도에 미소가 많아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입수한 삼성전자 미국 인사팀의 최근 사내 이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완전 출근제 도입 이후 몇 주간 캠퍼스에 차량이 늘고 구내식당도 붐비며 복도에는 미소 짓는 얼굴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그러면서도 “정책 이행률은 여전히 개선 여지가 있으며 모든 임직원들의 현장 근무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플렉스워크(FlexWork)’ 정책에 따라 주 2회 재택근무를 허용했지만 지난 4월부터 일부 직원에게 완전 출근제를 예고했고 5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왔다.

지난 6월 인사팀이 보낸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최근 캠퍼스 차량과 금요일 구내식당 방문객 수가 증가했다”며 출근율 상승을 반겼고 “관리자가 각 팀원의 출근일과 체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8월 이메일에서는 해당 도구가 “출근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커피 배징 사례를 방지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위기의식 고취’ 위해 임원 주 6일 근무도 시행


삼성전자는 지난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뒤 ‘위기의식 고취’를 위해 한국 본사 임원들에게 주 6일 근무를 지시한 바 있다. 지난 4월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임원 주 6일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확인된 삼성전자의 출근 확인 시스템 도입은 글로벌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정책 강화 추세와 맞물려 주목된다. 아마존, AT&T, 델, 틱톡 등도 올해 들어 전면 출근제를 다시 도입했다.

패스트컴퍼니는 "미국 내 기업의 74%가 직원의 업무 활동을 감시하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중 실시간 화면 추적(59%), 웹 브라우징 기록(62%), AI 기반 생산성 분석(61%)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시는 직원들의 반발도 낳고 있으며 17%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퇴사를 고려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출근 확인 시스템에 대해 “추후 관리자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나 감시 강도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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