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 인하 속도를 높여 경제를 부양할 계획이며, 2025년 말까지 차입 비용을 수요를 제한하지 않는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발표된 블룸버그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보다 약간 낮아진 가운데, 분석가들은 ECB가 다음 주에 예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내년 3월까지 매 회의마다 같은 폭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이어 내년 6월과 12월에도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기준 금리를 2%까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응답자들은 유럽의 가장 큰 경제적 리스크로 지정학적 긴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가능성을 꼽았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내년 초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약 40%는 경제 확장을 촉진하기에 충분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전 조사에서는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2025년 9월에 2.5%에서 종료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기대 변화는 20개국 유로존 경제의 불안정과 더 빠른 디스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데이터에 의해 촉발되어 금융 시장의 재조정을 반영하고 있다.
화폐 시장은 여전히 ECB가 다음 주 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12월 추가 인하에 대한 확신은 약해졌다. 또 최종 금리 예상치도 높아졌으며, 거래자들은 이제 내년 말까지 금리가 2%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의 1.75% 전망과 비교되는 수치다.
9월 물가 상승률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8% 이하로 떨어졌으나, 서비스 부문 압력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자들은 경고했다.
HSBC의 파비오 발보니는 “계속되는 높은 임금과 여전히 긴축된 노동 시장, 그리고 내년에 서비스 항목의 가격 재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ECB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몇 회의에서 ECB가 금리 인하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 인플레이션의 도착 지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노동 시장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실업률은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이며 임금 상승도 건강하게 지속되고 있다. 독일의 공공 부문 노동자들은 2년 연속 경제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임금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