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테슬라가 불안한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단형 전기차 쪽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만한 신제품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새로 출시한 차세대 전기 SUV 사이버트럭이 테슬라의 향배를 가를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나 사이버트럭은 아직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 테슬라, ‘중국 시장 고전설’ 해소
최근 들어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이라는 소문이 많았다.
비근한 예로 컨설팅업체 시노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대표는 지난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신차 없이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이버트럭을 제외하면 오랜 기간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사이버트럭조차도 아직 중국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FT는 “중국 소비자들이 순수 전기차보다 충전에 대한 불안이 없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는 것도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9일 X에 올린 글에서 FT 기사를 지목하면서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뉴스를 믿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는 현재 최고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가팩토리3의 연간 생산능력은 95만 대를 이미 돌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재무보고서에서 “기가팩토리3의 생산능력이 더욱 향상돼 연간 95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승용차협회가 이날 “수출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테슬라의 지난달 기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만6697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인베스터비즈니스데일리는 “이는 지난 7월보다 37% 증가한 실적이자 올 들어 최고 실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수출용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8월 중국 내수용으로 판매한 6만4694대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 공격적 할부금융 제공이 큰 배경
그럼에도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기가팩토리3가 풀가동 중이라는 머스크의 설명과 중국에서 테슬라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된 것은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큰 비중을 감안할 때 테슬라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공격적인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실적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내수용 전기차 모델을 구입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현재 연 이자율 0%의 할부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에 대한 할부금융 연이율을 올 초 0%로 내린 뒤 다시 올렸으나 지난 분기 또다시 0%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지난달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하락세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지난 7월 말 기준 6.5%로, 지난해 동기의 9%보다 하락했다.
테슬라의 올 상반기 중국 시장 매출도 92억 달러(약 12조3700억원)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6억 달러(약 14조2500억원)에서 줄어들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